GB (이경보) [612906] · MS 2015 · 쪽지

2016-09-30 22:04:47
조회수 7,770

[이경보] 면접에서 나만의 특별한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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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AKE - 로렌스.hwp

안녕하세요.

 

이경보입니다.

 

뭐 어찌 하다보니 영어강사가 면접 얘기까지 하게 됐어요면접이 시작되고 있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 주절주절 써 봤어요

 

 

저는 예전에 어떤 학교 어떤 과를 가기 위해 다시 공부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시험 점수로는 붙을 확률이 꽤 높았어요. 이걸 놓치지 않기 위해 면접에도 신경을 무지 썼습니다. 10% 반영인데 이것 때문에 떨어지긴 싫었어요.

 

 

캐나다 벤쿠버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고딩 때 그렇게 많이 친하지도 않던 친구의 여친의 친구가 그 학교 그 과를 다니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연결연결해서 그 과의 주요 교수님들과 세부 전공, 대략적인 성격까지 알아냈습니다. 그 분들이 앞에 있다고 생각하면서 면접 연습을 했구요.

 

 

6개월 정도를 준비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정말 다 쏟아 부었네요.

 

 

멘트를 만들고 말하고 다듬고 말하고 * N 같은 멘트를 수십 번 반복했을 거예요. 그렇게 계속 말을 하다 보니 흐름을 알겠더라구요.

 

 

올해는 바뻐서 수능 전에는 못하지만

매년 학생들 면접을 봐줬습니다.

   

 

인성면접에서 필요한 건

 

1. 면접에서 나만의 특별한 답변

2. 어떤 질문을 하던 내 페이스로 대답하기

3. 멘탈

4. 복장과 태도

 

이 정도인데 오늘은 1번만 얘길 하려구요.

 

 

 

시작합니다.

 

면접에서 가장 관건이 되는 건 자기소개와 지원동기입니다. 이 두 개가 핵심이에요. 이 두 개를 잘 준비하면 평균 이상 갑니다.

 

 

다른 질문에 다 대답을 이상하게 해서 누가 봐도 망쳤다는 느낌이 들어도, 마지막 기회를 주듯

 

 

그럼 마지막으로 자기소개 해보세요

 

 

라는 면접관 말씀에 준비한 대답만 잘해도 평균은 갑니다.

 

자기소개와 지원동기....

 

 

이거 좀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거짓말을 해야 할 수도 있죠. 나도 알고 너도 알고 면접관도 알아요.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대략 점수 맞춰 온 거고 조금이라도 네임벨류 있는 학교를 원하고 취업이 잘 되는 과를 원하죠. 서울대 갈 점수를 받고 컷이 훨씬 낮은 어떤 다른 곳을 지원하지 않는 이상.

 

 

그래서 살짝 포장을 해야 해요. 그런데 문제는 포장을 해봤자 다른 학생들하고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거죠. 차별화가 되지 않고, 면접관을 조금 더 피곤하게 할 뿐입니다.

 

 

이제 해결책인데요.

 

결론은

 

자신의 경험을 일화로 보여주고 당시의 감정을 얘기하라

 

 

자신의 경험을 일화로 보여주고 당시의 감정을 얘기하라

 

 

자신의 경험을 일화로 보여주고 당시의 감정을 얘기하라

 

 

이겁니다.

      

지어낸 게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게 좋아요. 그래야 설득력이 생깁니다. 이야기를 해야 눈빛을 반짝일 수 있고 면접관이 집중할 수 있어요. 자기 얘기잖아요. 자기 얘기는 진심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삼촌이 서울대를 다녔다.

-> 자세하게 얘길 하구요. 그리고 거기서 느낀 감정을 말하면 됩니다.

 

 

고등학교 가는 길에 고려대가 있었다.

-> 자세하게 얘길 하구요. 그리고 거기서 느낀 감정을 말하면 됩니다.

 

 

이유는 무엇이 되든 상관이 없습니다.

 

좋아하던 여자애가 연대생 오빠를 좋아했다. 그래서 난 연대가 싫어 고대를 오고 싶다.

 

 

난 모태 한양대다.

 

 

이렇게 얼토당토 하지만 않으면 어떤 이야기든 상관이 없습니다.

 

 

 

순서를 바꿔도 괜춘해요.

 

가고 싶은 학교를 찾던 중 연대를 알아보게 됐고 이전에는 몰랐던 연대의 이런저런 점들이 좋았다.

-> 자세하게 얘길 하구요. 그리고 거기서 느낀 감정을 말하면 됩니다.

 

 

 

어쨌든 요점은,

 

 

자기소개와 지원동기를 준비하되, 그것일 이야기로 풀어서 길게 얘기하고 동시에 느낀 감정을 말하자

 

 

 

예를 들어

 

제가 면접 볼 당시 상황입니다.

 

 

면접관 : 영문과를 지원한 동기가 있어요?

 

경보 : . 저는 영어학하고 영문학으로 제 삶이 풍부해질 수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말을 할 때는 주제 -> 일화 -> 주제의 양괄식 구조가 좋습니다)

 

실제 있었던 일을 좀 말씀을 드릴게요.(실화입니다) 영시 시간이었는데, D.H. 로렌스의 <Snake>라는 시를 배웠습니다. 이런 내용인데요.

 

~~ 뱀 등장... 뱀 물 마심... 구경중... 뱀은 여유롭게 물 마심... 갑자기 뱀을 멀리하고 싶어(사회적인 기준), 뱀에게 나무토막을 던짐... 뱀찡 도망도망.. 난 부끄러웠음...(첨부파일로 시 전문 올려요)

 

 

네 내용이 그냥 그런 거였어요. 사실 별 감흥 같은 건 없었구요. 사건은 그 다음인데요. 끝나고 바로 도서관으로 갔습니다. 커피를 마시면서 맞은편에 산이 있는데요.., 산이라고 하기엔 좀 작은 언덕이에요. 보고 있는데 갑자기 그 산의 나무들이 꿀렁꿀렁 하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홀로그램처럼.. 마치 산이 움직이는 것 같았어요ㄷㄷㄷ

 

 

그리고 그 산에 하얀 새들이 살고 있었는데요. 울음소리가 되게 괴상해서, 저하고 친구들은 개새라고 불렀거등요. (이 답변 자체가 영어로 대답하는 거여서 dog bird라고 했습니다 ㅋㅋ/ 교수님들 피식) 그런데 그 새들이 신비롭게 보였습니다. 아름다웠어요.

 

 

전 충격이었고 그 장면이 영원히 남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신기했어요. 풍요로운 느낌..

 

 

이게 도대체 왜 그런지 생각을 해보니 30분 전에 했던 그 시가 영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 글을 읽는다는 게 글자로 된 것을 이미지로 살리는 거잖아요. 그 중에 두뇌를 가장 intensive하게 써야하는 게 바로 시를 읽을 때죠. 아마 수업시간에 그렇게 시를 읽으면서 고도의 이미지화 작업을 하고 그로 인해 뇌의 어떤 부분이 활성화 되지 않았었나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결론이 나더라구요.

 

 

제가 하는 모든 행동이, 결국에는 어떤 형태의 행복이나 만족감을 위한 거잖아요. 근데 그런 만족감을 얻기 위해 이런 행동을 하고 저런 노력을 하고, 뭐 그렇게 돌아갈 필요 없이 영문학을 통해서 그런 좋은 감정들을 느낄 수 있겠다.

 

이걸 단지 무엇을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할 필요가 없이 그 자체로 의미 있는 것이라는 걸 깨닫고 영문학을 좋아하게 됐구요.(양괄식) 이젠 이 전공을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가 없습니다~!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교수님 표정도 편안하니 흐뭇해 하기는 것 같았구요. “이제 됐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면접관 : 거 신기하네. 수업 들었던 것 중에 또 뭐 있어?

 

경보 : 기억에 남는 게 신택스인데요. (SYNTAX... 그렇다. 신택스다. 이건 명학이형 신택스와는 성격이 아주 다른 것으로 영문과 가는 학생은 꼭 들어봤음 한다. 레알 신세계. 이 과목을 좋아했던 학생은 거의 없던 걸로...하지만 난 신세계. 뭔가 생각의 근원을 보는 느낌)

 

주절주절~ 처음에는 이게 무슨 소용인지 이상했지만 공부하다 보니... 주절주절.... 재미가 있더라구요. 뭔가 생각의 근원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식입니다.

 

어떤 찰나의 순간이라도 그걸 앞뒤 내용 연결해서 길게 얘기하고, 추가로 거기서 느낀 감정들을 언급하는 거예요.

 

 

자기소개를 직접적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질문에 답변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준비했던 멘트를 했습니다.

 

 

 

면접관 : 우리 학교에 왜 오고 싶어?

 

경보 : 누가 뭐래도 저에겐 최고의 학교입니다 (진짜였구요). 여기서 공부하고 싶습니다.

 

 

 

 

 

~

 

 

 

 

이런 식으로 답변하는 게 쉽지 않게 느껴질 수 있지만, 조금만 연습을 하면 누구나 가능합니다. 보통 면접 준비를 거의 안 하잖아요

 

 

굳이 포장을 거창하게 하거나 과장하거나 지어낼 필요는 없어요. 그냥 진솔하게 얘기하면 되요. 아무리 생각하도 그런 경험이 없다면 뭐 어쩔 수 없겠지만 학생과 얘길 하다 보면 그래도 하나 정도는 나오더라구요.

 

그것을 얘기하면 됩니다. 어차피 모두들 식상해요. 그게 정상이고요. 우린 조금만 특별하면 됩니다. 그러면 기억에 남아요.

 

면접 일자가 다들 달라서 지금 이걸 쓰는 게 어떨지 모르겠네요.

 

여기까집니다

 

 

 

 

 

 

ps.

 

-> 생각 -> 자신

 

이게 신기한 게 저는 처음에 영문과를 가려는 게 영어강사를 하기 위한 스펙 정도로 생각이 더 컷어요. 처음부터 좋았던 게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얘기를 계속 입 밖으로 내다보니 정말로 그게 저의 생각이 되더라구요. 나중에는 진짜 좋아졌어요.

 

 

말을 하면 그 말이 의식의 영역에서 머물기 때문에 무의식을 바꿀 수 있다. 제 수업 듣는 학생들은 많이 들었겠지만

 

반복적으로 실수하는 것들은, 말을 해야만 고칠 수 있다

 

라고 하는 건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거고 실제로 효과가 아주 좋습니다. 이미 수많은 학생들에게 훈련시키고 효과를 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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