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70CxaGjKfi2t3 [657624] · MS 2016 · 쪽지

2016-07-20 21:23:22
조회수 3,568

지방 인문계에 온걸 3년째 후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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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120일 앞둔 고3에게 하루하루 드는 생각입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에 입학한 후로 단 하루도 '자퇴하고 싶다' 는 생각을 빼먹은 적이 없을 정도로요.

3년 전 이맘때쯤 과학고 면접에서 실패를 맛본 후 등하교에 편한 학교를 선택한게 이리 후회스러운 일이 될줄 몰랐네요. 어리석은 생각이지만 그나마 괜찮은 자사고에 지원해볼걸 하고 이제서야 땅을 치게 되는 것이..

(하위권) 인문계 학생들의 집단적인 특징 때문인것 같습니다.


우선 이 학교에 입학한 이래로 적잖은 충격을 받은게 전교생 성적, 분위기, 환경이 하나부터 열까지 엉망 그 자체라는 겁니다. 내신으로 전교 일등 한다는 놈이 모의고사에서 '3' 등급 하나 안나오는 것도 그 중 하나였구요. 여기 애들 자체가 생각없이 늴리리야 놀자판 개판 만드는걸 좋아하는 거 같습니다. 비상식적인 행동을 즐기는거 같구요.

여긴 일부러 소란을 피우면 주목받고 서로 낄낄거리는 분위기가 있어서 이걸 이용하는 민폐종자들이 많습니다. 옆사람을 부를때도 욕을 섞어가며 광적으로 악을 쓰는 애들이 피해를 주는가 하면 수업용으로 쓰는 스피커에 기계를 연결해서 볼륨을 최대치로 놓고 음악을 트는 애도 있고. 덕분에 귀마개라도 없으면 심장이 쿵쾅거려서 미칩니다.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요. 글 쓰는 와중에도 감정 절제가 안되네요.

물론 언급하지 않은 상당수는 수능 120일 남은 오늘도 하루종일 처 주무시고 학교에 밥먹으러 오시는 분들입니다. 혹은 수업중에 당당히 눈썹을 그리거나 마스카라를 하고 계시든지. 반이 시끄럽고 누가 음악을 크게 틀어도, 영화봐요 수업 째주세요 하는 목소리에도 동조하며 되려 응원하는 부류입니다. 어떤 선생님은 이들을 보고 '학교를 여관으로 생각한다, 한심하다' 고 합니다.


전교생을 감히 싸잡아 말하자면 공부에는 X도 관심 없으면서 행사에나 열광하는 골빈 것들입니다. 체육대회를 두달 전부터 시끄럽게 준비하고, 졸업앨범 준비도 마찬가지구요. 공부는 당연 지역 최하위권입니다.

어떤 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이 학교 6평 성적이 지역내- 전국구 최하위권 지역- 밑바닥을 달성했다고 하십니다. 개교 이래로 변함없는 최하위권 담당이라 그런지 대학도 못갑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절반 이상이 2년제 전문대에 진학하며 나머지는 수능 450점 만점에 250점 간당해도 가는 '지잡대'에 갑니다.

입시설명회 시즌에는 참 가관입니다. 학교를 방문하는 대학이 아까 언급한 '지잡대'가 전부라서요. 굳이 이름을 쓰자면 X경대, 창X대, X명대, 부X외대, X산여대, 영X대 등등이 있습니다. 이쯤 되면 내신 전교 일등이라는 애가 '아.. X아대, 경X대 가고싶다' 라고 말하는 진귀한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전교생 수백명이 이런 얘길 하는걸 들으면 저마저 그 생각이나 행동이 전염되는거 같아서 불안합니다. 안그래도 수능이 코앞이라서 지금 전국이 뒤숭숭한데 이들 사이에서 공부하자니 멘탈 다 깨지고 집중력 장난아니게 떨어집니다. 가만 보고 있으면 솔직히 입에서 X발소리 나옵니다. 나는 이학교에 뭘 배우자고 온건가, 자퇴하고 싶다 되뇌이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검정고시 접수기한을 놓쳤거든요.



(혹시 오르비를 재미있게 구경하는 중학교 꼬꼬마분들이 계시다면,
하위권 인문계는 진짜 오지 마세요. 뜯어 말립니다.저 여기서 3년동안 정신줄 잡는다고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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