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마켓컬리 알바 후기.txt
지인한테 400만원 통수당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어제부터
물류센터 알바를 나가기로 했음
다시는 하지 않겠다 마음먹고 4년전 그만둔 알바를 다시하니 도살장 끌려가는 느낌?
김포마켓컬리는 처음이라서 알바 to가 없을까봐
냉동 풀타임(16시~01시)를 지원했다
바로 내일부터 오라구 함
셔틀버스를 타고 가니까 어플 2개를 깔라고 한다
깔으니 컬리 근무는 안전화 신고 해야한다면서 공용안전화를 신게 함
구글링해보니 무좀걸린다는 말들이 많던데 신발이 딱딱한거 말곤 괜찮더라
직원이 신규입사자들 대상 교육을 하면서 나를 손으로 가리키더니
"사원님은 오늘 냉동 피킹가실게요"라고 한다
피킹?
장지마켓컬리에선 카트 끌고다니면서 스티커 붙이고 다니는 개꿀 작업이였는데
땡잡았네 ㅋㅋㅋ 했었다
영하 25도 창고에 들어가기 전까진... 개꿀이네 했었다...
방한복을 주는데
우주복같이 생긴 슈트가 있고
그냥 롱패딩이 있었다
나는 그냥 롱패딩을 입었다
영하 20도가 넘는 체임버에 들어가니까
숨이 턱 막힌다
밖에서 흘린땀이 거짓말 안하고 들어가자마자 바로 얼어버렸다...
아오키지가 아이스에이지 쓰면 이런 느낌일까
게다가 장지마켓컬리에선 분명 스티커만 바구니에 붙이면 됐었는데
김포로 오니까 pda를 주더니 물건을 스캔한 후에 바구니에 담게 한다
처음엔 어리버리 까면서 몇번 혼나니까 적응이 됐다 헤헤
5시 50분에 식사하라고 작업하던거 다 그만두고 밖으로 나오라고 한다
밥먹을 생각에 신나신 어르신들과 함께 신나게 식당으로 달려가니 생각했던거와 달리 맛있어보이는 반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노가다하시는 형님들 함바집가서
어이 형씨 밥이나 먹어
하는 느낌이 이런 느낌일까?
훈련병때 행군하고 나서 생존의 위협을 느껴 3인분을 먹었던 그때처럼
생존을 위해 전투식사를 했다
식사 후에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몇번 혼나고나니 이제는 자신감이 생겨서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가 생겼다
항상 볼때마다 웃는 사람들이 있다
뭐가 저리 즐거운걸까... 생각하다가
일할수 있음에 감사해하는 사람이 아닐까
사소한거라도 당연히 여기지 않고 감사할줄 아는 사람이 아닐까 싶었다
12시가 되니 피킹작업은 끝이라고 한다
와 일찍 집보내주나!
어림도 없지
바로 다른 공정으로 지원을 보낸다
포장하는 곳으로 팔려가서 어슬렁어슬렁 거리고 있으니까
빨간조끼입은 사람이 "사원님! 분배 도와주실게요!" 빼액 소리를 지른다
저 여기 첨인데 분배가 뭔가요? 하니
레일에 내려오는 박스 포장대에 던져주면 된다고 한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포장하시는 분들 인격도 있는데 물건을 던지면 쓰나 생각했는데
다소곳하게 박스를 내려놓으니
머야 이 답답헌 인간은 너가 그렇게 놓으니까 내가 움직여서 가지러 가야 되잖아?
하는 눈빛으로 째려본다
내가 옳다고 생각한게 상황에 따라선 달라질수도 있는거구나 몸으로 직접 느꼈다
정신없이 박스를 포장대에다가 던져주고 한숨을 돌리며 포장하시는 분들을 구경했는데
와 손놀림이 보통 손놀림들이 아니시다
촥촥 스르륵 촥촥 하는데
치속 터진 워윅이 평타때리는거 같다
이제 진짜로 집에 갈 시간
신나게 뛰어가서 퇴근 서명을 하고 셔틀버스에 올라서 집에 왔다
오면서 느낀 것이
아직 돈을 벌수 있는 몸이라는 것에 대한 감사함,
직접 몸을 써서 벌어본 돈이 얼마나 소중한지,
아직 공부할수 있는 환경이 주어짐이 얼마나 큰 기회인지,
여러가지 생각들이 교차했었다
당분간은 내년의 반수비용을 벌기 위해 출근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땀흘려 직접 번 반수비용이니 반수할 때 처절하게 공부할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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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버튼누르는거 했었는데 끝나갈때쯤 무릎이 아프던데
크아악 다스의 악몽이
ㄷㄷ
올해 안 침? 왜 벌써부터 내년 반수를 생각?
컬리도 옥천 허브같은거 있나요?
쿠팡만 했어서 잘 모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