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잡대생들.. 응원합니다
원래 '저는 지잡대생입니다' 게시글 댓글로 달려고 했는데 글이 너무 길어져서 그냥 게시글로 씁니다. 본론부터 던져두자면, 글쓰신 분 정말정말 응원합니다.
저랑 너무나도 같은 상황이라 댓글을 남깁니다. 지방사립대 4학년이고 지금 재수 중입니다. 6학기 평균 학점 4.36, 교수님께도 많은 인정을 받고 학부연구생도 해봤지만 어느 순간 다 부질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뱀머리 백날 해봤자, 용꼬리에 미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내가 여기서 아무리 노력하고 발버둥쳐봐도, 오르지 못하는 벽이 보이더라구요. 괜찮은 대외활동이 있다 하면 '서울, 경기권 대학 재학생'이란 조건이 따라붙고, 그렇다고 지방에서 그 정도 질의 대외활동이 있는 것도 아니고, 참 스펙 하나 쌓는데에도 제약이 많더라구요.
교내에 열의를 갖고 공부하는 학생 자체가 너무 소수고, 그렇다보니 교수님들도 같이 의욕 바닥이시고.... 그 악순환이, 한 학기만 다니고도 뻔히 보이더라구요. 저 같은 경우에는 문과였으나 공대에 진학을 했는데요, 3년 내내 1학년 1학기 기초를 배우고 또 배웠어요. 그런데도 주변 애들은 다 새로워하더군요... 그리고 미적분, 기하.. 하나도 안 배운 일개 나형 4등급따리임에도, 첫 학기 수학 1학년 1등을 했습니다. 그 수업이 200명정도가 듣는 수업인데도 말이에요. 그때 현타가 많이 왔죠. 아니, 얼마나 공부를 안하는거야...??
그럼에도, 꾸역꾸역, 6학기씩이나 다닌 이유는, 입시생활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이었어요. 고3때 너무너무 마음고생을 많이 했거든요. 우울증이 심해져서 밤에 잠 못 자는 건 기본에, 당시엔 있는 줄도 몰랐던 기면증과도 싸워야했고, 주변에 돌발 행동을 하는 친구들에, 내신 4점대라고 대입에 도움도 1도 안 주는 선생들까지... 그 썩어빠진 판에 다시는 들어가고 싶지 않았달까요.
그치만, 이제는 정말 마주했네요.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도와준 친구도 있고요. 이 친구가 없었으면 저는 아직도 무기력하게 그 학교를 다니고 있었을 거에요. 그냥 사회에 대한 한탄만 하면서요.
그래서 글쓴이분이 더 멋지게 느껴졌어요. 스스로 입시를 다시 하겠다는 결심을 하는 것이, 그리고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기까지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아서요. 저는 3년이나 고민하고도 못한 일이니까요.
정말 많이 응원합니다. 올해 수능 치시는지는 모르겠으나, 언제 치시든 정말 노력하신만큼, 고생하신만큼,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선생님의 입시도, 제 입시도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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