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국어 비문학은 절대로 비과학적인, 눈알 굴리기 시험이 아닙니다
제가 요즘 너무 바빠져서 글 쓰는 때 말고는 오르비에 들어오질 않는데, 이번에 추천글을 보니까 국어 관련해서 저격과 성토가 난무하더군요. 특히 전 하꼬라서 ㅋㅋㅋ 애초에 저격을 맞을 일도 없는데 한편으로는 저격을 맞을 정도의 체급이 된 분들이 그런 면에서는 부럽습니다.
제가 엊그제 제 지도교수님께 학계와 교수 사회에 대해 느낀 실망감을 장문의 이메일로 적었는데, 대충 내용이 아래와 같습니다.
저는 당연히 공부를 많이 하면 할 수록, 아는 것이 많아지고 생각의 깊이가 깊어지고 더 유연해지면서 머리가 말랑말랑해지고, 새로운 지식에 대해서 더욱 개방적이게 되어야 한다고 당연하게 생각하였습니다. 반대로 경직되고 보수적으로 변하고 머리가 굳고 아는 것이 많은 만큼 편견이 강해지고 확증편향이 심해진다면, 당장 공부를 때려 치우고 다른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좋은 교수님들도 많이 계시지만, 오히려 보수적이고 "학부생 따위가 감히 나를 저격해?"라는 식으로 매우 감정적으로 나오시는 교수님도 있고(이 분은 스스로를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라고 자주 말씀하신 분입니다), 나는 교수고 넌 학생이니까 닥치고 들어! 라는 식의 태도를 보인 분들도 있고, 교수 타이틀을 달고 극우 일뽕이 되거나
이번에 숙명여대의 경우 김건희 여사의 논문 진상조사를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교수님이 총장으로 당선되었는데, 학부생들한테는 96%라는 압도적인 몰표를 받았으나,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고 핵직구를 날리셨죠) 같은 교수로부터는 56%에 불과하여 간신히 과반을 넘겼습니다.
이전부터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던 것이, 교수라는 직책에 정년을 보장하는 철밥통을 쥐어준 이유가 연구에 순수하게 종사하고 집중하라고 한 것인데, 대통령 부인의 문제를 밝히는 것으로 교수들이 대체 무슨 불이익을 당할 것이 두려워서 고작 석사 논문 하나 따위를 1년이 넘도록 검증을 질질 끄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038633
대표적으로 아인슈타인은 특허청 직원이었고, 정통 물리 교육과정을 밟지 않았기에, 그가 혁신적인 논문을 발표했을 당시 학회에 참석한 물리학자들이 "너 도대체 어디서 누구한테 배워먹은 놈이야?" 라는 식으로 다소 감정적으로 공격받고, 그의 주장을 순수하게 과학적으로 검증받기 보다는 우선 메신저로서 공격을 받았습니다. 토론에서도 메시지가 아닌 메신저 공격은 전형적인 오류로 통합니다.
때문에 제 기대와 예상과 달리, 학계는 상당히 보수적이며 새로운 지식에 대해서 그다지 개방적이지 못하고, 심지어 맞는 말을 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분야의 교수라면 "니가 뭔데 감히 우리 학회에 반박을 하는 논문을 제출해?" 하고 블랙리스트 차단을 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몰입>으로 유명한 서울대 황농문 교수님은 재료공학과이기에 자연스럽게 엔트로피 개념을 공부하는데, 그 엔트로피 개념으로 보았을 때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어 해당 학회에 문제제기를 했더니 한 2년인가 3년 정도를 차단당했다고 직접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 사교육 시장, 특히 수능 시장은 정말 목적지향적이고 순수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로지 수능 점수를 올려줄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해당 강사의 이론과 설명이 이해가 되고 도움이 되었느냐는 기준으로만 판단이 됩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서울대 출신의 말 제대로 못하는 선생님과, 동국대 출신의 말을 참 잘하고 그 말을 들었더니 성적이 정말 오르는 선생님이 있다면 누구의 과외를 듣고 싶습니까?
오히려 수능 시장은 순수하게 수능 성적 향상이라는 합목적성에 집중하여, 실용적인 기준으로만 판단을 합니다. 물론 서울대를 나왔거나 현우진 선생님처럼 해외 명문대를 나왔다면 더욱 플러스 요인은 되겠으나, 곁가지일 뿐이라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저 또한, 제 나름 인생의 역작이라고 생각하는 <수능 국어 비문학의 과학적 학습법>에 제 학력과 경력 사항 등을 솔직하게 모두 적었지만, 결코 그런 것으로 공격받은 바 없습니다. 제가 워낙 하꼬라서 댓글이나 메세지로 반응을 그다지 많이 받지는 못했지만, 하나같이 당신 말이 공감이 되고 정말 당신 말을 따랐더니 성적이 올랐다면서, 저는 2년 정도 걸려서 깨달은 방법과 진리를 불과 이틀 만에 소화하고 그대로 따라하는 엄청난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서울의 최상위권 대학에 나오지도 않았으며, 심지어 교육학과나 국어국문학과 전공도 아니며, <수국비>를 집필할 당시 대학교 1학년에 불과하였습니다. 그러나 정말 순수하게 제가 고안한 컨텐츠로만 승부를 하였고, 제 책을 읽고 공부하신 학생분들은 물론 다른 선생님들이나, 심지어 교수님들께서도 제 이야기를 듣고 크게 공감하였으며 제 컨텐츠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셨습니다.
특별히 박사나 석사 학위 같은 라이센스가 필요하지도 않고, 순수하게 내가 직접 공부하고, 가르쳐본 실증적인 증거들을 토대로 내 주장의 타당성을 보강할 수 있으며, 수능 사교육 시장의 수요자들 또한 학위나 학벌 따위의 비본질적인 것에 집착하지 않고 순수하게 내가 과외비를 내거나 책값을 낼 이유가 있는가를 따지는 듯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수능 사교육 시장은 오히려 매우 순수하다고 생각하고, 그런 순수성이 참 좋습니다. 학계와 교수 사회도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막 수능 국어 백분위 100이거나 서울대 급이 아니면 자신의 공부법을 함부로 강요하면 안된다라는 말을 들어보니 저도 너무 걱정스럽고 무서워서 ㅋㅋㅋ 제가 느낀 것과 경험한 것들을 좀 써보았습니다.
아쉽게도 제가 수능 국어 강사로 진로를 정하지 않았기에, <수국비> 집필 이후에는 특별히 비문학 지문을 분석하는 칼럼을 쓰지도 않았으며, 문학이나 문법 등의 추가 컨텐츠를 기대하는 학생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매몰차게 거절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저도 고등학생 시절에는 그렇게 생각하긴 했지만, 결코 수능 국어는 눈알 굴리기, 찍기, 그대로 있는 내용 복사 붙여넣기 따위의 수준을 문제로 내지 않습니다. 물론 그런 문제도 나오긴 하지만 보통 정답률이 매우 높게 나오는, 그야말로 개나 소나 다 푸는 문제입니다.
오히려 정답률이 낮은 문제일수록 좋은 문제이고, 출제진의 깊은 고민이 들어간 문제입니다. 그런 문제들은 하나같이 본질적인 사고력과 독해력을 요구하며, 니가 정말 어려운 비문학 지문을 충실하게 읽고 최대한 이해를 했니?를 평가하는 수준 높은 시험입니다. 비문학 뿐만 아니라 문학이나 문법도 마찬가지이긴 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오르비 게시물 글자 제한까지 싹 다 쏟아가며 다시 설명하고 싶지만, 이미 제 블로그의 여러 칼럼들과 <수국비>로 해설한 바가 있기에, 여백이 아까워서 쓰진 않겠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1. 학습이란 일관된 알고리즘이요, 과학적으로 해야지 성적이 늘 수 있다.
2. 모든 지문에서는 출제자가 말하고 싶은, 즉 주제가 존재하며 그 주제를 토대로 이해를 하고 문제를 풀면 의외로 매우 쉽게 풀린다
이 2가지 진리를 <수국비>의 약 800쪽을 동원하여 다양한 예시와 제 친구들의 실제 경험담, 제가 생각한 실제 사례, 다른 분야(전쟁사 등)에서 발견되는 비슷한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써낸 것입니다.
<수국비> 광고 같아 보일 수도 있는데, 오히려 전 바로 구매하는 것을 말립니다. 일단 제 블로그에 일부가 올라와있으며, 그것만 보아도 충분하다고 보고, 좀 정리가 되고 추가된 컨텐츠를 보고 싶다면 그때 <수국비>를 구매하시면 됩니다. 전 개인적으로 재물보다는 명예욕이 더 강해서, 가격 또한 800쪽이라는 분량에 비해서 매우 낮게 설정해두었으니 크게 부담이 되시지도 않을 것입니다.
편리성을 위해 제 블로그에 과거에 적은 칼럼을 몇 개 첨부하니까, 만약 관심이 있고 수능 국어 비문학 때문에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대머리가 될 지경이다! 하시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https://blog.naver.com/cognitasapiens/221874222865
https://blog.naver.com/cognitasapiens/221865783748
https://blog.naver.com/cognitasapiens/221842232482
<수국비 상>
https://docs.orbi.kr/docs/7325/
<수국비 하>
https://docs.orbi.kr/docs/7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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