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 주의] 날아오르기 위해 잠시 몸을 낮추고 있는 너희에게 보내는 글: 3년간 너무나 고마웠다
작년 이맘때가 생각납니다.
기숙사 학교에 갇혀 살면서 불안해하던것.
겉으로는 친구들과 축구도 하고 밥도 먹고 외식도 하러 외출하면서도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던 1년전.
오늘 학교에 등교하기 전 달력을 보니 어느새 6월 15일이더군요. 갑자기 재수하는 친구들이
떠올라서 글을 써보게 됩니다.
저는 같은 학교에 21명의 동문들과 같이 다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대부분 데면데면
아는 사이이거나 그리 맘이 맞는친구들은 아니었어요. 정말로 제가 친하고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친구들은 아쉽게도 자신의 꿈을 위하여 몸을 낮추고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는
친구들입니다. 그 친구들이 최근 6월 모의고사를 보았을것이고 잘 본 친구들도 있겠지만
낙담하고 있을 친구들도 있으리라 생각하니 그들이 얼마나 외로울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고등학교 때 여러모로 주위에 폐를 많이 끼치는 사람이었습니다. 문이과 선택을 할 때도
엄청나게 고민을 하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친구들한테 징징거리고, 우수한 친구들
사이에서 처참한 내신을 맞으며 '나는 멍청한가봐' 라고 자조하기 일쑤였죠. 심지어 반 대항/
호실대항 축구 경기에서 지면 반나절동안 기분이 저기압이기도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웃기네요)
하지만 저는 다행히도 수능을 잘 본 편이기에 원하던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고, 6시간 후면 모든
시험이 끝나고 완벽한 종강을 하고 첫 여름방학을 맞이하겠죠.
하지만 같이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서로에게 너는 잘 될거야라고 응원해주던 친구들은 지금도 노
력하고 있으리라 생각하니 맘이 편치는 않습니다.
제게 너무나도 큰 도움이 되었던 친구들 중에는
모든 연락을 끊고 1년동안 자신과의 싸움을 하러 혼자만의 동굴에 들어간 친구들도 있고,
아직도 간간히 얼굴도 보고 연락을 하며 보내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오르비에서 활동하는 것을 보며 현황 파악이 가능한 친구도 있고요.
그 친구들은 저를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에게 그 친구들은 너무나도 힘들고
자괴감에 빠져 살았던 제가 시골 산골짜기에 박혀있는 서대문 형무소 같은 고등학교 생활을
견뎌내게 도와주었던 친구들이었습니다.
그 친구들을 위해 대신 공부를 해 줄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 속상
하기도 하고, 졸업식때 다음과 같은 말들을 쑥스러워서 전하지 못한것이 안타깝기도 하네요.
하지만 여기에서라도, 이 글을 볼지도 모르는 친구들에게 이 얘기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내가 너희들 덕분에 1학년 때의 자신감 없던 모습을 이겨 낼 수 있었다라고, 너희들 덕분에 고등
학교 생활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목표라는 것을 가지고 이루어낼 수있었다고, 너희들이 건낸
언뜻 보면 사소하고 작은 위로들에 덕분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얘기해주고 싶네요.
그리고, 이제는 내가 너희들을 응원하고 있다고.
식사 기도 할때마다, 주일 예배에 갈때마다 (종교색은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너희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다고.
저들이 내게 준 도움을, 지금의 내가 그 친구들에게 줄수는 없으니 절대자께서라도
나 대신 저들에게 주라고. 당신께서 저들에게 주신 도움은 제가 더욱 성장한 후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갚겠다고 얘기하면서 너희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듯이 이제는 제가 그 친구들에게 힘이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네요.
간간히 응원의 말을 전해주고 있기도 하고 한달에 한번정도는 교대나 강남에 가서 그 친구들을
보고 오기도 하지만, 대학생인 제가 재수생인 친구들에게 건내는 위로나 응원이 진실되게
다가올지 항상 조심스럽고 미안하네요.
긴 뻘글이라서 아무도 읽지 않을 것 같기도 하지만, 이렇게라도 전하고 싶었습니다.
적어도 오르비에 자주 들어오는 그 친구라도 볼 수 있다면 좋겠네요.
오르비의 모든 재수생분들, 저처럼 조용히 응원해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주시고
11월 둘째주, 환하게 웃으며 뵙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보람찬 하루 되시길 바랄게요.
# 길을 모르면 물으면 될 것이고 길을 잃으면 헤매면 그만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늘 잊지 않는 마음이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작년이나 그 이전 이력을 봤을 때 메가랑 차이가 많이 나나요? 삼수짼데 기억이 하나도 안나네요..
-
올해 정시는 서강대 자체로는 변동사항이 없으나 인접학교들의 반영비와 군변화가...
-
아 수능공부하고싶은데 10
내신 버리고 싶은데.
-
롤이 쌩쌩 돌아가
-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창구에요 오르비에 사람들이 있다고
-
키가 140대면 어캄뇨 10
망햇음뇨
-
인강 강사 추천 0
대성 마이맥은 처음 들어봐서 인강 강사분들 스타일을 모르는데 도움좀 주세요ㅠ 현...
-
생1 생2 지식 물어보겠다는 거죠? 출제범위는 수능 시험범위를 적용한다고 돼있네요
-
현역때부터 유명하다는 선생님들 강의 거의 들어봤는데 솔직히 두분다 4타는 말이...
-
백분위 99인가여 98인가요 아 근데 지구 망해서 ㅈ같네..
-
카드자랑 16
니지카 카드야
-
경북대 괜히 썼나????
-
대형 회사에 들어가셔야 정상인데… 선생같지도 않은 사람이 오히려 들어갈려는 소문이...
-
6모 만점 9모 만점 수능 만점 음하하하하
-
단순한 궁금증인데 논술 시험장 가면 보통 감독관 분들은 대학원생..?인가요? 아님...
-
불안해서 텔그랑 낙지 계속둘러보고잇네…ㅎㅎ
-
기하런? 0
미적 30번 같은 건 시험장에서 극복이 안되고 많이 하면 된다고는 하지만 시험장에서...
-
애니나 드라마 같은건 없나요? 있으면 ㄹㅇ 재밌게 볼 듯
-
장르안가리고 적당히 재밌고 그림체만 좋으면 보는편 양산형도 잘 봄
-
1.수학 2.언매 3.과탐 개념기출. 지구 물리 책 산거 아까워서라도 뭔가...
-
학교 일찍가서 추운 날씨에 라면하나 딱 먹고싶은데
-
#~# 9
등급컷이 뭔지 모르겠지만 그냥 헛소리는...
-
원인있음의사난수 발생 원인없음진성난수 발생 따라서 현실세계의 제1원인은 진성난수...
-
기하 5
-
소주 2병째 20
커하찍었다 ㅅㅂ ㅋㅋㅋㅋ 다 ㄷㅁ벼
-
저는 예비고3이고요, 많은 사람들이 수능은 재능의 영역이고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
불연속 이유 다른거는 좌극한 우극한이 같고 함숫값 다른거 하나랑 좌극한 우극한...
-
남자 둘이 와서 술먹는데 한명은 화장좀 하고 목소리나 행동이 좀 여성스러움...
-
이거 교과서에 있음? 논술에 써도 되는 지 궁금함.
-
화학 수험생과 지구 수험생 모두 행복했을까?
-
재미있어요~
-
으아아악 살려주세요 저는증원에찬성안했어요 으아악 외치면 원장선생님 개빵터지심
-
애니볼건데 6
밀린게너무많아서 머부터봐야할지 모르겟슴
-
긍정적으로 360일 보내기 1일차 이왕 1년 더 하는거 긍정적 마인드로 공부하기...
-
진짜 좋은듯 짜투리 시간에 오르비하면서 몇시간씩 안써도 되고 보는동안도 재밌음 일단...
-
물론 있었는데 숨겨서 몰랐던 거겠지만 아무튼 없음
-
https://www.instagram.com/p/DCgxE1yzgNO/?img_in...
-
할수 있어요?
-
기억나시는분 있나
-
INPUT: 24 미적분 3등급 70점대 FUNCTION: 기하런 OUTPUT:...
-
물리 선택하는건 별개임? 미적분은 백분위 99,100인데 탐구를 못해서
-
원인 제공자 피셜
-
심찬우 인스타 떡밥 11
부엉이=부엉이포스트=시대인재??
-
강민철쌤 재결합 떴냐 11
새로운 여친이래 꺄아아 강평 사탐 메디컬 44 언매 강민철 편입 정석민 김동욱...
-
28번도 풀만했구나 30번 말고 이걸 풀 걸
-
공집합의집합을원소로갖는집합과일대일대응되는집합들의집합 ...같은 건 아니고 그냥...
-
원래도 텐션이 그렇게 안높은데 술마시면 점점 영혼이 빠지면서 졸림 근데 주량도 집에...
-
재수 1
수원 시청 근처 사는데, 독학 재수 학원 어디로 가야 할까요 성적은 6모 3 4 3...
-
노는게 제일좋아 5
의대를 가며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