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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429376] · MS 2012 · 쪽지

2014-04-01 00:42:37
조회수 6,002

반수.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게시글 주소: https://simmen.orbi.kr/0004463392

전 반수생이었죠.



1학기 마치고 휴학한 뒤에 수능을 보고 지금 대학에 입학했어요.



결과만 보면 성공이었지만 이는 정말 리스크가 큰 대담한 행동이었죠. 특히 남자라면 더요.



앞으로 이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



 



스탠포드 대에서 실험한 유명한 실험으로 마시멜로 실험이 있죠.



압축해서 말하면 마시멜로 사탕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면서 "선생님이 지금 하나 줄까? 나중에 선생님이 어디 갔다 와서 두 개 줄까?" 했을 때 당장의 보상을 택한 아이보다 나중의 더 큰 보상을 선택한 아이가 나중에 삶 전반에서 우수함을 보였다는 실험입니다.



반수도 이와 비슷하게 지금 당장의 대학에 만족하고 다니거나 지금 당장의 대학이라는 보상을 포기하고 더 기다려서 더 높은 라인의 대학을 가느냐. 



실험에 따르면 당연히 우리는 반수를 해야 합니다. 실제로도 학벌은 살면서 꽤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에 반수를 하는 게 합리적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실험은 실험이고 삶은 삶이죠.



반수를 해서 더 높은 대학을 간다면 물론 당연히 좋은 일입니다. 앞으로 성공할 가능성도 더 높아지고 여러모로 좋겠죠.



그러나 실패한다면요?



대체로 반수를 하시는 분들은 당연히 더 높은 대학을 가길 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반수를 하게 되면 성공의 마지노선이 생성되어 버립니다.



그냥 재수를 한다면 사실상 그냥 고졸이기 때문에 어느 대학을 가도 가면 되는 겁니다. 



늘 올백 맞던 학생이 늘 그렇듯 수능 때 다 맞아서 서울대를 가든 평소보다 못 봐서 고려대를 가든 그 학생은 결국 좋은 학교를 갔고 재수생신분에서 대학생이 되는 기쁜 일이죠.



그러나 고려대에 다니던 친구가 반수를 해서 더 밑의 대학을 갈 성적을 받게 된다면 그 때부터 꼬이는 거죠. 만약 자퇴했었다면……



또한 높은 라인의 대학을 갔다고 과연 그 학생의 삶이 더 좋아질까요? 대학이 삶의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모든 비중을 차지 하지는 않습니다. 억지로 성적에 맞춰 들어갔다 더 힘들어지는 불상사가 일어날지도 모르죠. (제 현역 때 얘기입니다.)



 



그런 이유로 대체로 반수를 한다면 개인적으로는 무휴학이나 학고반수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반수를 추천도 안하고 재수를 하라 하지만 굳이 한다면 휴학반수만은 하지 말아라. 이런 생각이죠.



저 같은 경우 1학기 다니고 2학기 휴학 반수였지만 이는 사실 큰 리스크를 안고 있어요.



실패했다면 저는 남들 2학년 1학기 다닐 때 1학년 2학기 신분으로 2학년 과목을 같이 듣고 있겠죠? 1학기 때는 2학기 과목이 보통 개설 안되니까요. 1-1 다니고 1-2 휴학 2-1 다니다 2-2 때 군대



그렇게 해서 전역 후 와도 문제인게 엇복학을 했으니 졸업도 엇졸업을 하게 되죠.



편입도 못합니다. 편입 시 각 학교에서 요구하는 학점이 있는데 보통 2학년 2학기까지 알맞게 들어야 하는 학점을 요구하는데 휴학반수를 하게 되면 1학기가 비니까 2학년때 편입을 못하죠. 하게 되면 3-2까지 전적대에서 듣고 다시 3-1로 들어가야 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인간관계 이런 내용은 다 스킵하겠습니다.



 



결론은 이러합니다.



반수는 분명 득이 큽니다. 만약 자신의 승에 차지 않는 대학을 다니고 계시다면 하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그러나 실도 큽니다. 학기 꼬이고 군대에 엇졸업 편입꼬임 등 많은 리스크가 있습니다.



결국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저는 다만 그 전에 깊게 아주 깊게 한번 생각해보시고 나서 결정하시라는 겁니다. 과연 내가 지금 다니는 대학에서는 정말 비전이 없는가. 내가 친구들이 서울대 고대 다니고 나만 xx대라 괜히 부러워서 그러는 거 아닌가. 남들 눈치에 괜히 그러는 거 아닌가. 등등 정말 재수 못지 않은 많은 생각을 해보시고 결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반수를 시작하신다면 재수생 못지 않은 마음가짐을 가지시고 내가 무휴학반수를 할지 학고반수를 할지 휴학반수를 할지 잘 선택하셔서 누구 못지 않게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보통 실패하는 이유가 난 돌아갈 곳이 있다는 안도감에 그러시는데 실패는 실패입니다...

-


오늘은 더 유난히 글이 정신이 없네요.

허허.... 오르비분들은 저보다 똑똑하시니까 제가 이렇게 말씀드려도 잘 필터링해서 이해해주실거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 참고로 2학기 휴학반수가 사실상 제일 편하긴 해요...

논란의 여지가 많아 보이는 글이니 태클은 겸허히, 감사히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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