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세포와 함께 춤을 [667285] · MS 2016 · 쪽지

2019-02-25 00: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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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재수해서 전문대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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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연대출신이신데 아무리 요즘 세상이 학벌의 의미가 퇴색됬다고는 하지만 대학을 감으로서 얻을 수 있는 환경과 인맥은 여전히 값지다라며 평생 전문대 타이틀 얻는거보단 한해 더 해서 4년제 가는게 어떻겠냐고 삼수 권유를 하셨다 


하지만 재정적, 육체적, 정신적으로 재수를 힘들게 했었던 나는 삼수가 자신이 없었다 아니 솔직히 무서웠다 그 짓을 1년동안 더 해서 부모님을 고생시키고 내가 실패하는게 두려웠다 더군다나 공부는 안한건 아니지만 잘하는 것도 아니여서 항상 애매한 점수대였다 심지어 재수를 끝마치고도..


아빠와 총 2번의 대화를 했다 그리고 방금전 마지막으로 대화를 했다 변함없이 삼수를 하기 싫다는 생각을 말씀드렸더니 너가 선택한 것이니 알겠다고 하지만 가정형편상 학비는 너가 학자금 대출 받으면서 다녀야하고 알바도 하고 취업하면서 갚아나가야 한다고 하셨지만 나중에 나를 때려서라도 4년제 보내시지 그러셨냐고 원망하면 안된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사실 그때 너무 부모님께 죄송했다 못난 자식이라 이런 걱정을 하게 하는구나라는 생각과 지난 시절들의 기억이 스쳐지나갔다 저녁식비를 아낄려고 학원 점심을 많이 먹었던 기억, 부족한 생활비를 더 달라고 해야하는데 그러면 그만큼 부모님이 쓰실 돈이 없어진다는 생각에 말씀드리기를 몇번이나 주저했던 기억, 재수와 알바를 병행할때 손에 기름이 튀어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서러웠던 기억과 죄송한 생각이 뒤엉켜 나를 감쌌다


내가 아무리 전문대중에선 알아주는 전문대고 취직 잘된다는 공대쪽 과이지만 수능하나 잘 보지도 못하고 물리라면 기겁하는 내가 거기서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나중에 나는 고생하신 부모님을 부양하고 사랑하는 내 가족들을 꾸릴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든다


오늘의 새벽은 유난히 길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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