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우 [677168]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18-06-26 02:13:51
조회수 9,505

끄적끄적 써보는 지금의 이야기

게시글 주소: https://simmen.orbi.kr/00017570106

안녕하세요.


찬우입니다.


여러가지를 고민해 보다가 생각나는 것들을

이것저것 좀 끄적여 보고자 합니다.


 6월 모의평가가 끝나고, 대학 기말고사도 끝나고, 고3들의 내신도 곧 있으면 끝나겠네요. 중학교부터 시작된, 아니 어쩌면 학교라는 공간에 들어와 '시험'이라는 것을 만난 이후 시작된 여정이 140여일 정도 남았습니다. 분명 이전에는 학교 생활을 함에 있어서 큰 무리가 없었는데, 입시의 영역에서 만나는 관계의 문제는 우리가 그간 만나왔던 것과 다른 무언가라는걸 느끼곤 합니다. 사회생활이 힘들다고 하셨던 아버지의 말씀이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하면서, 막상 만나게 될 수능 이후의 삶이 두려움으로 점철되어 나를 짓누르는게 체감이 될 정도니까요. 내가 어느 대학에 가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진로적인 부분보다도, 이후에 닥쳐올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고 기존에 맺어왔던 숱한 관계가 세상 저편 너머로 사라져버릴 것 같다는 생각에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 무서워 잠을 잘 못 이루기도 합니다.


 나는 몇 달 전 한 아이와 상담을 하면서 꽤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무언가 많이 절박한, 그러나 당장 어떤 결과를 만들 수는 없다는 답답함에 몸을 부들부들 떨며, 눈물을 흘리는 것조차 스스로한테 지는 것이라 생각하는 그 친구의 모습을 두고 내가 감히 그를 위로하기엔스스로가 너무 부족하고, 부끄럽고, 미안하고, 그가 안쓰럽고 그랬습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아무 말 하지 못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나도 착한, 예의가 바른 이 아이를 두고 가치를 논하기에는, 그 아이의 특별함을 얘기하기에는, 대학 진학만을 너무 생각말고 과정에 충실하라는 이상적인 말을 하기엔, 이 친구가 감당해야할 현실은 꽤나 무겁고 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원 강사를 시작한 이래, 정말 처음으로 성적을 올려주는 것이 나의 본분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라는 사람이 강사를 하는 이유가 정말 이런 것들은 아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스스로 철벽을 치고, 남들은 욕해도 묵묵하게 내 길을 걸어가야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애기를 다 들은 제 마음에서 나온 나에 대한 말은 고작 '여기가 로도스니까 여기서 춤을 추라'인 것을 보고 스스로에게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단과 수강료는 많이 비쌉니다. 강사의 씀씀이는 크기에 계속적으로 돈을 벌어야만 이른바 '체면'을 유지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학생의 성적은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니 개인 윤리적으로는 명백한 '선'이겠지만, 사소하다 못해 천박한 이 '선' 앞에 희생되는 학부모와 학생의 행복은 결과에 비해 너무나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하는게 현실입니다. 분명 내가 저지르는 이 행위가 사회 윤리적으로는 '악'임에 틀림없습니다. 마케팅과 학원가에 존재하는 수많은 정치들이 이 사소하고 천박한 '선' 앞에 사활을 걸고 있으니, 일개 개인이 백날 외치는 목소리가 통용되기에 만무한 법이지요. 그게 실감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정말 좌절하고 또 좌절했습니다.



 오르비에서 돌아가는 나에 대한 광고들을 보며 나는 어떤 생각을 해야하고 어떤 입장을 취해야하는지, 또 이를 바라보는 수많은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바라볼지 생각해보곤 했습니다. 고작 대학 입시 따위에 수천억의 돈이 오가는 이 판에서 내가 가장 높은 위치, 다시 말해 대강사, 1타 강사가 된다면 이 고민과 생각은 끝날 수 있는 것인지 물었습니다. 이는 분명 또래에 비해 쉽게 돈을 버는 지금의 내 모습이 올바르게 평가받고 또 정당화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들입니다. 근 한 달간 이 문제들을 놓고 연구소 직원들을 집으로 또 전화로 불러들여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스스로에 대한 가치체계를 다잡는데 시간을 많이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입니다.



 누군가 꽤 긴 글이 적힌 편지를 쥐어주고 갔습니다. 



 대치동의 한 유명 강사가 '수능을 잘 보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특별함을 잊어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너무 속이 상해 힘들다는 이야기가 적혀있었습니다. 충격적이었습니다. 지금의 '내'가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것은 그 특별함을 잊지 않았기에 가능한 것인데, 꽤나 오랜 시절을 '도광양회'의 존버(?) 정신으로 나만의 특별함을 사수했기에 가능한 것인데. 


감히 누가 그딴 이야기를 함부로 하는 것일까. 

> 저항해야할 기존의 관성과 카르텔이 이토록 단단하구나 싶었습니다.


 


 고민들이 이어지는 긴 통로의 끝에 작은 출구가 만드는 빛이 보입니다. 빛을 따라 걸어가보니 2월의 추운 겨울, 졸업식 날 학교 정문을 붙들고 있는 한 소년이 보입니다. 얼어붙은 정문을 30분 넘게 붙잡고 스스로에게 불어닥치는 열등감과 좌절감을 이겨내려 애쓰는 그에게 쇳덩어리가 만들어내는 차가움은 별게 아님을 느낍니다. 고작 20대를 막 넘어온 청춘이 만난 현실의 차가움은 그보다 더했기 때문입니다. 


 나는 망설임 없이 그 소년에게 제 30대를 걸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국어영역에 대한 학습적인 것들이야 두말할 것 없겠지만, 고작 대강사 따위를 꿈꾸는 한낱 소시민이 되기보다, 세월이 흘러 이경이 만났던 옥희도의 그림 속 '나목'처럼 언젠간 찾아올 봄에로의 여정을 다시 떠나보겠다고, 너가 가지고 있는 특별함을 지켜주는 한 명의 팬이 되어주기로 다짐한 것이지요.



고민의 시간이 두어 달이나 지났습니다.



 요즘 나를 보는 사람들이 얼굴 빛이 좋아졌다는 애기를 많이 합니다. 비록 살이 빠졌다는 얘기는 하지 않지만, 기분이 많이 좋은 얘기들입니다. 욕심을 내려놓고 있는 중이었는데 그게 티가 좀 나는구나 싶었기 때문이지요. 외제차를 끌고 다니며 수강생 수를 자랑하고, 비젼보다는 실없는 소리들과 함께 현실에서의 '처세술'을 가르치는 강사나부랭이들처럼 살아가지 않게 될 것 같다는 일말의 희망까지도 꿈꿀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했습니다.



'강사'를 할 운명이 아니라는 걸 체감하고 있는 것입니다. 



 30대를 앞두고, 탄생과 더불어 10대, 20대를 넘어올 때처럼 이 세상 앞에 호락호락하게 당하진 않겠다는 일종의 다짐을 하던 중 꽤나 반가운 소식들임에 틀림없다는 얘기입니다. 

 




#. 다시 돌아와 이 비루하고도 지루한 글을 쓰는 이유가 무엇인가.


 나는 여전히 그대들처럼 푸릇한 젊음이기에, 나를 표현하는 모든 레테르들의 천박함을 순수함과 열정으로 돌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러기에 나만큼이나 소중한 그대가 이 힘든 시간을 입시가 아닌 '성숙'의 시간으로 생각해주길 원합니다. 이 글을 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길 원합니다. 남을 헐뜯으며 자신만이 잘 되면 그걸로 좋은 삶이라 생각하지 말고, 내가 이 과정을 멋지게 보냄으로써 또다른 누군가에게 하나의 희망이 되길 원합니다.


 나는 앞으로 다가올 내 삶을 두고, 보여주는 삶이 아니라 '보여지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행복해야한다고 얘기만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것이 보여질 정도로 행복하게 살려고 합니다. 학원 강사에서만 머물지 않고 조금 더 큰 세계를 보고 더 많은 사람들과 연대하며 진짜 내 삶을 살아가보려 합니다.



늘상 하는 잔소리.



분명한 것은, 시험 점수는 절대 그대의 가치를 규정짓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것에 규정되기엔, 내 삶이 가진 크기는 우주보다 크고, 하늘보다 높습니다.



그러기에 다시 한 번 일어서서, 내가 내 삶에서의 존재 이유를 찾고 또 걸어가길 원합니다.




아차



꼰대가 쓸데없이 주저리주저리 떠든 것을 두고

또 너무 고약하게 야단만 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냥 저도 이제는 눈치보면서

하고 싶은 말 못하고 사는 인생보다는


진짜 하고 싶은 말들을 하고

그 속에서 공감을 찾아보고 싶어서 씁니다.



그대는 진정한 젊음을 위해

그대보다 먼저 살아본 어른들과 달라야할 것 같습니다.





출발하기 위해서는 탈출해야한다. 가정, 이웃, 친구, 사회같은 익숙한 인연의 사슬로부터. 


모든 것을 의심해라. 미지를 향한 네 야성적 본능을 키워라.






6월의 끝, 무더운 여름과 함께

그대의 젊음이 푸른 잎들처럼 당당하게 일어설 수 있길 바라며.




2018. 6월.

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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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리황 · 808419 · 18/06/26 02:20 · MS 2018

  • UmmmU · 815085 · 18/06/26 02:28 · MS 2018

    올해 콘서트가 더욱 기대되게 하는 글이네요.. 선생님의 글에 오늘도 심취하여 자그마한 심추를 남기고 갑니다....
  • 오렌지라임 · 804798 · 18/06/26 02:33 · MS 2018

    특별함을 잊으라는 말이 와닿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심찬우 · 677168 · 18/06/27 02:24 · MS 2016

    특별함을 잊지말라가 골자입니다 ^^

  • 오렌지라임 · 804798 · 18/06/27 07:10 · MS 2018

  • 스프라우트 · 773216 · 18/06/26 02:37 · MS 2017

    선생님 순간적 감정하나하나를 이유를 추적하라 하셧는데
    매번 그 이유를 추적하고나선 자기혐오감이 너무 짙어져 죽고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해야하나요.. 생각하는걸 멈출까요..?

  • 심찬우 · 677168 · 18/06/27 02:24 · MS 2016

    생각을 멈춘다고 해서
    낮아진 자존감이 올라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상황을 제가 잘 몰라 명확히 답변드리기 어렵지만
    병원에 가서 직접 진료를 받는 것도 방법이고
    문제가 되는 상황들을 좀 더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해결하시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보는게 좋을 것 같아요.

  • souvenir · 781763 · 18/06/26 02:51 · MS 2017

    존경합니다 선생님

  • 추운겨울 · 689476 · 18/06/26 03:02 · MS 2016

    오랜만에 뵙네요.
    이번에도 많은 생각 하고 갑니다

  • 옯(치)충 · 794667 · 18/06/26 05:22 · MS 2017

    '비록 살이 빠졌다는 얘기는 하지 않지만' ㅋㅋㅋ
    쌤 글 잘 읽었습니다!

  • 찬우쌤1호팬♡ · 798021 · 18/06/26 07:55 · MS 2018

  • 상남동메시 · 812929 · 18/06/26 08:07 · MS 2018

    쌤 저도 건네드리고 싶은 말들이 많은데 현강생이 아니라 ㅠㅠ 언제 한번 문자나 톡 드려도 될까요? 늘 제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심찬우 · 677168 · 18/06/27 02:25 · MS 2016

    네 보내주세요.

  • 만개 · 750328 · 18/06/26 08:18 · MS 2017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뎅뎅이 · 772270 · 18/06/26 08:23 · MS 2017

    생각이 많아진다요...
  • 청년사범 · 367856 · 18/06/26 08:23 · MS 2017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제가 했던/하는 고민들과 많이 겹쳐서 공감하며 읽었네요.

    저도 선생님과 비슷한 다짐을 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사건들을 종종 겪으며
    그 다짐이 틀렸는지 의심해보고, 다시 고민하게 되는, 흔들리는 시점이 오고는합니다.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도요.

    저는 그 흔들림과 두려움을 직시하기로 마음먹으면서 그냥 받아들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할 일을 하기로 매순간 마음을 다잡는 중입니다.

    선생님께서 쓰시는 방식은 처음으로 돌아가서 흔들리지 않기로 굳게 다짐하는 것 같아요.
    얼굴색이 좋아지셨다니, 너무나 다행입니다. 그 방식으로 흔들림을 잘 극복하는 데 성공하신 것 같아서요.

    모쪼록 편지 정말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원준구문노트 · 694387 · 18/06/26 09:15 · MS 2016

    그냥..............사랑해요오오~~

  • 호로롤로로로롤 · 691236 · 18/06/26 09:33 · MS 2016

    단과 수강료는 많이 비쌉니다. 강사의 씀씀이는 크기에 계속적으로 돈을 벌어야만 이른바 '체면'을 유지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학생의 성적은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니 개인 윤리적으로는 명백한 '선'이겠지만, 사소하다 못해 천박한 이 '선' 앞에 희생되는 학부모와 학생의 행복은 결과에 비해 너무나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하는게 현실입니다. 분명 내가 저지르는 이 행위가 사회 윤리적으로는 '악'임에 틀림없습니다. 마케팅과 학원가에 존재하는 수많은 정치들이 이 사소하고 천박한 '선' 앞에 사활을 걸고 있으니, 일개 개인이 백날 외치는 목소리가 통용되기에 만무한 법이지요. 그게 실감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정말 좌절하고 또 좌절했습니다.

    이것을 읽고 참 마음아프다
    ㅇㅇ
    그렇다고해서 강사분들도 땅파서 장사하는게 아니니

  • 찬우야이! · 783532 · 18/06/26 09:50 · MS 2017

    6평 해설강의를 들을때, 그때 이야기를 듣고서도, 선생님께서 요즘에 많은 고민을 하고계시는구나 하고 느꼈어요.
    사소한 농담도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선생님은 괜찮으신걸까 하고 걱정했던 제가 떠올라요. 얼마전 현강을 들었을 때는, 저희에게 말씀해주시는것만 봐도 선생님 내면이 무엇인가 달라졌구나 하고 느꼈는데, 이렇게 글을 읽으니 더 와닿아요.
    늘 말씀드리지만 저는 선생님만이 갖고계시는 특별함을 응원하고 선생님께서 들려주시는 소중한 가치있는 이야기들도 응원해요. 저는 아직 살아가는 중이고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봤겠냐 하겠지만 선생님만의 특별함은 태어나서 처음 보고 처음 느껴봤으며 그래서 선생님께서 들려주시는 모든 말씀과 생각들이 전부 설레고 벅찹니다. 올해 선생님과 함께여서 행복하고 또 감사합니다. 요즘들어 '마음가는대로' 라는 말을 자주 떠올려보고 이거에 대해 많은생각들을 하게 돼요. 선생님과 조교님들 그리고 지금 이순간 함께하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우린 모두 특별해요 :>

  • 덜덜무섭다 · 785411 · 18/06/26 11:54 · MS 2017

    겉으로는 괜찮았지만 열등감 덩어리였던 저가 심멘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선생님이 꿈꾸던 세상, 그 이상이 실현될때까지 계속 지켜보고 싶네요.

  • 향카 · 719530 · 18/06/26 13:47 · MS 2016

    슬프네요 선생님도 상담받은 친구도 생각이 정말 깊은것같아요 찬우선생님 만큼은 상처많은 그 학생한테 잘해주실거라 믿어요 선생님도 학원강사가 아닌 다른 길로 가더라도 쭉 응원하겠습니다 인생 끝까지 모르는거지만 앞으로 더 잘 되실거에요

  • 영어고자임 · 761022 · 18/06/26 13:48 · MS 2017

  • Willik · 818910 · 18/06/26 15:46 · MS 2018

    글진짜 잘쓰신다

  • 세뇽 · 765664 · 18/06/26 23:41 · MS 2017

    이미 만들어져 있는 세상이 나에게 지우는 무거운 답답함을 완전히 떨쳐내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스스로에게만큼은 솔직할 것', 그것만이 지금 이 시간을 건강하게 지나는 유일한 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뒤로는, 답답함이 찾아와도 그 답답함을 이전보다 침착하게 마주할 수 있게된 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글을 다 읽고 나니 벅찬 느낌, 또 내심 기쁜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요. 아마 이 글에서 선생님의 솔직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젊음을 역설하시는 선생님 덕분에 저는 용기를 얻고, 생각하는 것을 멈추지 않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젊음을 응원합니다. 선생님만의 무언가는 정말 대단한 힘을 지니고있다는 걸 다시금 느낍니다.

  • choice · 814528 · 18/06/27 01:06 · MS 2018

    작년에 선생님의 수능해설특강을 들었을 때, 진짜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문해석에 있어서 독해력이 우선이었음을 깨닫고 느낀 충격도 있지만
    선생님의 가치관과 사고를 얕게나마 느낀 후의 충격이 컸습니다.
    그 후로 선생님은 제 롤모델이 되셨습니다.

    최근에 저희 학교에서 안타까운 일도 일어났고
    기말고사도, 수능도 얼마남지 않은 시점에서 다소 힘들었지만
    이렇게 힘들어하고 고민하는 것은 저만 그런게 아니었네요..

    이렇게 또 선생님의 글을 읽고 힘을 얻고 갑니다.
    제 사고가 이 사회의 구조에 익숙해지고 나태해지려할 때
    붙잡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끊임없이 사유하고 고민할게요.

    저를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은 저에게 있어서 참된 스승입니다.

  • 블라썸 · 784245 · 18/06/27 02:16 · MS 2017

    정말 멋있는 분

  • GhbsvY05L4cA2y · 697227 · 18/06/27 19:18 · MS 2016

    세속적인 걸 얻으려면 본인도 철저히 세속적인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시험이라는 것이 정말 얼마나 정확하게 한 인간의 학업 성취도를 평가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어쨋든 시험이라는 걸
    만드는 기득권에 현재로서는 아무런 저항을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남들 다 맞다고 생각하는 문제들에 본인만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특별하다고도 생각되지 않습니다
    어릴 땐 이런 사람들이 천재같고 별나다 하며 신기했지만
    이제와 생각해보면 이런 사람들은 주위에서 아무런 공감도 받지 못하고 결국 혼자 온갖 제제받으며 처절하게 사는 것 같습니다
    결국 법이라는 것도 하늘에서 내려온 것도 아니고 당시의 관습
    문화같은 것에 의해 생긴 사회적 합의인데 이 큰틀에서 벗어나는 사람은 참 살기 힘들 것 같습니다

    하여간 수능에서는 특별함을 잊어야 된다는 말에는 통렬히
    공감합니다
    그런 시험이 맘에 안들면 본인이 기득권이 되어서
    사람들의 동의를 얻어 그 제도를 바꾸면 됩니다

  • GhbsvY05L4cA2y · 697227 · 18/06/27 19:37 · MS 2016

    그리고 지금 돈을 추구하고 세속적인 걸 추구하는 삶에 대해서
    굉장히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계신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필연적인 것 아닐까요? 아니 애초에 개인의 이기심이라는 것이
    정말 필연적인 본능인데 이걸 이겨내는 삶을 살으라고요?
    그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것이고 할 필요도 없으며 그저 현실회피로 밖에 안 보입니다
    강사님은 지금 강의 무료로 하고 계십니까? 밥은 생명 유지차원이고 의복이나 주거 차는 다 그저 최소수준에서 그치십니까? 진정 세속적인 것에서 벗어나셧다고 생각하시고
    벗어 나실수 있다고 생각하시고 그것으로 남을 비판하실 수 있습니까? 1타강사분들이 우습나요? 본인이 까짓거 세속적으로 살면 그저 해낼 수 있을 것 같나요?
    그들도 어린 친구들 상대로 농담 따먹기하고 억지 개그하고
    우스운 광고찍고 자괴감에 매일 밤을 지새우며 1타가 되기위해서 1타를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 않을까요?
    항상 공감을 강조하시는 강사님께서 전혀 남을 공감하고 있지
    못한 허울좋은 얘기하고 계십니다

  • GhbsvY05L4cA2y · 697227 · 18/06/27 20:00 · MS 2016

    대학이름 하나 바꾸려고, 돈 많이 벌려고 매일같이 의대가고싶다는 얘기하는 오르비에서 이건 너무 이곳과
    맞지 않는 이야기 아닌가요?
    그리고 이깟 수능따위는 나의 가치를 판단할 수 없어
    나는 특별해, 그런데 어떡합니까 우리가 되고싶어하는 그
    기득권층이 만들어 놓은 이 세계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본인은 철저히 도태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건 적어도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에 관해서 해당되는
    이야기 일 것입니다
    나는 공부를 열심히 했어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답이 될수
    없어 이 답들은 다 틀렸어 내 생각이 맞아 이런 경우라면
    이런 사람을 사회에서는 병든사람 취급하고 어디론가 끌려가고
    소위 말해 싸이코패스라고 부를 것입니다
    본인이 그 정도로 특별한가요?
    솔직히 공부를 안해서 시험을 못보는거잖아요
    읽고 또 읽고 공부했는데 기출문제를 풀어보니 공감가는게
    하나도 없더라 다 틀렸다 그리고 그걸 본인의 논리로
    설득시킬수 있나요? 그런 사람 없잖아요

    그리고 선생님은 너무 모순되십니다
    본인의 양가적인 심리상태에 대해서 토로하는데서 그치지않고
    그 생각을 남에게 강요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강사님도 원색적인 광고 많이 하시던데 그건 내가 직접 한게
    아니라고 말씀하실건가요?
    아니 대체 대한민국 살면서 성취에 이끌리는 삶에서 벗어나
    살수가 있을까요?
    그 이상을 그려낸 작품이 혹시 있나요?
    너무 궁금하네요

  • 심찬우 · 677168 · 18/06/27 21:47 · MS 2016

    글 잘 읽었습니다.

    항상 우리가 어떤 이상을 꿈꾸는 과정에서 경계해야 할 말들이 '본인이 직접 기득권이 되어 제도를, 세상을 바꾸면 되지 않는가'에 대한 부분입니다.

    사회 제도와 의식 등은 혼자만의 힘으로 바꿀 수 없고
    많은 사람들의 힘이 함께 해야만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동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들의 힘이 결국 세상을 바꿨던 것이 우리가 지난 몇 십년간 걸어왔던 역사가 아닐런지요.

    말씀주신 것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사람의 생존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자본' 확보는 당연한 것이고, 경쟁의 구도 속에 편입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습니다.

    다만 제가 임하고 있는 직업의 '특수성'에 대해서는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이는 삼성 전자가 세탁기를 파는 것과 다르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강생들을 대하는 것과 다릅니다.

    시험 합격 여부만이 취직 여부를 결정하는 공무원 시험에서는 합격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고 세탁기를 파는 기업은 얼마나 많은 판매량을 구축하느냐가 중요한 문제일 수 있겠지만 (물론 그조차도 윤리적인 부분을 간과하지 말아야하는게 분명합니다)

    대학 진학의 사회적 효용성을 논하고, 그 대상이 성인이 아닌 '청소년'들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교사와 강사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의식적인 부분에서도 올바른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단초를 던져주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옆에서 도움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지금의 사회는 학원강사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말씀하신 내용 중에는 제 글에서 '1타 강사를 폄하, 내지는 비판'한다는 것이 전제되어있습니다.

    글을 자세히 읽어보시면, 그런 맥락이 아님을 분명히 인지하실 수 있을겁니다.

    저 역시 주변의 1타 강사 몇 분을 알고 있고, 꼭 1타 강사가 아니더라도 이 사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고군분투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의 노력은 제가 들이는 노력에 비해 훨씬 더 대단한 것이라 생각하고 실제 수업 현장에서도 그 뜻을 여러번 피력한 적이 있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만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각자가 다른 환경에서,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고 그 가운데 수능이라는, 입시라는 틀에 들어와 무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강사는 그런 아이들에게 이 길이 아니더라도 본인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다른 길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알려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그동안 살아온 인생의 '공식' 같은 것이 사회적 불평등을 양산하는 악수였을 수 있다는 것이 지금의 제 생각이기도 합니다.

    돈을 버는 것이 문제가 아닌, 스스로는 많은 돈을 벌지만 그로 인해 희생되는, 소외되는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고 그들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만

    또 그런 가치를 아이들에게 알려줄 수 있어야
    입시가 만들어내는 환상에 젖어, 스스로를 악마로 만들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이름을 바꾸고,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매일 의대를 부르짖는 수험생들만 오르비에 있지 않습니다. 글을 쓰신 분이 어떤 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가 강사로서 있었던 '오르비'는 그런 곳이 아니었습니다.

    이곳은 폐쇄적인 공간에서 열등감을 동력으로 삼아
    남들을 이기는 법만을 공유하는 공간이 분명 아닙니다.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만 보더라도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죠.

    그러니 이곳과 맞지 않은 이야기라고 본인의 뜻에 따라 규정지을 근거는 없다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저도 비록 나이는 많이 먹지 않았지만 이 사회의 기득권에 충분히 저항하고 또 그에 따라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사람들을 굉장히 많이 보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들을 두고 싸이코패스, 병든 사람이라고 규정짓는 것이 오히려 잘못된 시선이 아닐까요. 또 그런 시선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일까요.

    글쓴이 역시도 오직 세간에서 말하는 명문대에 진학해야만 자신의 가치를 규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실거라 생각합니다.

    90이 넘은 저의 할머니도, 서울대에 진학해 박사까지 마친 저희 큰형도 그렇게 얘기하지 않습니다.

    나이를 많이 먹은 사람도, 대한민국에서 말하는 최고의 학벌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항간에 저의 발언들을 두고 가치관을 주입한다는 이야기들을 하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수업을 통해, 또 저를 개인적으로 만나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가치관 주입이 아닌 생각의 단초를 던지는 거라고 이해할거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세속적인 가치만이 대단하고 또 그를 바탕으로 상대방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가 가치관 주입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아주 불편한 가치관 주입 말이지요.

    글쓴이께서 말씀하시는 원색적인 광고가 저의 뜻이 아니라고 말을 하지 못하는 위치에 있음을 분명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우리가 나아가야할 선한 가치를 역설하는 것이 저의 몫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진정한 위기는 그런 것들을 통해 벌어들이는 막대한 수익에 도취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자신의 현 상황을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내용들이 틀린 내용은 분명 아닙니다.
    우리가 충분히 고민하고 또 이야기를 나눠봐야할 것들이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비관주의에 빠져 이상을 논하지도 말라는 애기는 훗날에 우리 아이들이 만나게 될 세상을 전혀 변화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것도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의견 감사하고, 저도 이후에 많은 분들과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며 조금은 더 도움이 되고, 나은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이바지할 수 있는 위치에 서서
    잊지 않고 고민하고 또 고민하며 저의 길을 걸어가보려합니다.

    혹 글쓴이께서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이시라면

    제가 쓴 글을 마냥 불편해만 마시고 아 그렇게 생각해볼 수 있겠구나 정도로만 생각해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찬우

  • 죽빵친다진짜 · 723643 · 18/07/17 04:37 · MS 2017

    선생님

    해가 지날수록 더 힘들어보이시네요

    건강 유의하시고

    올해도 끝까지 잘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멀리서나마 응원할게요

    항상 감사합니다

    심-멘